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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형주훈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08-28 22:0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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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현장과 AI 기술 사이에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데스 밸리)’이 있다. 환자와 의료진에게 필요한 기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그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 적용으로 이어지진 못하는 것이다. 임재준 서울대 의대 학장은 이 같은 간극의 원인으로 ‘인재’를 꼽았다. 임 학장은 “병원은 풀어야 할 문제가 많고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지만, 둘을 연결할 사람이 부족하다”며 “의료 AI 경쟁력은 결국 이 간극을 메울 인재에 달렸다”고 말했다.
의료는 AI가 특히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 수요는 늘지만 의료 인력과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진료기록과 영상, 생체신호 등 의료 데이터와 의학 지식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임 학장은 “AI가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를 덜어 의료진이 본질적인 진료에 집중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신기술이 도입되면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이 활발해질 수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의 환자 한 명당 진료시간은 평균 4분이다. 여기서 환자를 맞이하기 전 의료기록을 살피고 진료 내용을 문서화하는 시간을 빼면 실제 환자와 의사의 대화 시간은 1분 미만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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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학장은 “진료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의 만족도도 높아진다”며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료 방침을 함께 결정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등 기술 발전으로 의료진이 정보 탐색과 반복 업무에 드는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환자에게 쓸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보다 중요한 건 의학·공학·환자 간 연결
다만 데이터가 많고 기술력만 갖춘다고 해서 의료 AI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임 학장은 “의료를 잘 아는 건 기본에 데이터도 이해해야 하며 AI의 작동 방식까지 알아야 한다”며 “이 3가지를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의료 AI 인재”라고 말했다. 이어 “표준화되고 디지털화된 의료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 발전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의대에 몰린 우수 인재를 의료 혁신으로 연결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의대 쏠림을 줄이기 위해 공학 등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노력과 별개로, 이미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따라 AI와 공학 연구에도 뛰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학장은 “의대생 중에도 공학이나 컴퓨터에 소질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며 “이들을 환자를 보는 의사로만 길러내기보다 의료 AI나 의사공학, 의사과학 분야에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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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료 인공지능(AI) 융합인재 양성사업단 성과교류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 중이다. [서울대 의대]
서울대는 이를 위해 의사과학자와 의료AI 융합인재 양성을 두 축으로 별도 운영하고 있다. 약 15년째 이어온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은 의사를 중심으로 질병 원인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인재를 키우는 과정이다. 현재 약 50~60명이 이 트랙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의료 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사업은 의대뿐 아니라 공대와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자까지 참여한다. 의대생에게 공학을, 공학도에게 의료를 이해하게 해 양쪽을 연결하는 인재를 만드는 구조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의대와 공대가 함께하는 HST(Health Science & Technology) 연합전공도 시작할 계획이다. 의대생은 공대 수업을 듣고 공대생은 의대 수업을 들으며 의료AI부터 의료기기, 피지컬AI까지 함께 공부한다. 임 학장은 “의료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동시에 어떤 기술이 있는지를 알아야 데스 밸리를 메울 수 있다”며 “그 역할을 할 의사공학자를 체계적으로 길러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두려워 말라…의료의 범위 넓힐 기회”
산업계와 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대 의대는 2021년 네이버와 ‘헬스케어를 위한 딥러닝’ 수업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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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개설에 참여한 이규언 서울대 의학과 교수는 “참여한 의대생 12명 중에는 파이썬을 능숙하게 다루는 학생이 있는 반면 처음 접하는 학생도 있었다”며 “지난해부터는 유한주 네이버클라우드 AI 그룹장이 겸임교수로 교육과 연구 설계에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임 학장은 “학생들의 수준 차이가 컸던 경험을 통해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칠 필요성을 느꼈다”며 “체계적인 교육에 기업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네이버 등 테크 기업과 협력을 늘려갈 계획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네이버의 기부를 바탕으로 3년간 약 300억원 규모의 디지털·바이오 연구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의사들에게는 AI를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할 것을 당부했다. 임 학장은 “학생들이 AI 때문에 의사가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지만 오히려 의료의 범위와 의사의 전문성을 넓혀줄 기회”라며 “앞으로는 공학자나 데이터 전문가 등 다른 분야 사람들과 협업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이 발전해도 의료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봤다. 임 학장은 “결국 의료는 환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잘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이런 능력을 갖추는 것이 앞으로 의료인에게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라며 “의료에서는 최종 판단과 책임이 여전히 의료인에게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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