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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형주훈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6-08-20 05:4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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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률 한림의대 명예교수는 정년을 마친 뒤 2024년부터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재택의료기관 ‘돌봄의원’에서 방문진료 의사로 일하고 있다. 평소 동료 의사들에게 ‘정년 뒤 방문진료 의사로 활동할 것’을 권해온 그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등에서 저는 늘 ‘정년 뒤 재택의료기관에서 방문진료 의사로 활동하는 것’을 권유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재택의료기관 ‘돌봄의원’에서 만난 윤종률 한림의대 명예교수가 밝힌 소신이다. 한림대병원에서 1995년 노인병센터를 만들고,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2005~2007)과 회장(2022)을 역임한 그는 이 소신을 스스로 실천하기 위해 정년 뒤인 2024년부터 돌봄의원에서 방문진료 의사로 현장을 뛰고 있다.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2005~2007)과 회장(2022)을 역임한 윤 명예교수는 재택의료가 통합돌봄의 ‘마지막 퍼즐’이자 핵심축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일하는 돌봄의원(대표원장 김창오)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다.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 1~4등급 어르신을 대상으로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가정으로 찾아가 진료·간호·돌봄 연계를 제공한다.
재택의료센터는 2022년 시범사업 때 28곳으로 시작한 뒤 여러 차례 확대 과정을 거쳐 현재 460여 곳까지 늘었다. 하지만 개인 의원이 참여하는 비율은 높지 않고, 참여한 곳도 대부분 외래를 겸하고 있다. 대신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윤 교수는 이런 구조로는 통합돌봄의 핵심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윤 명예교수가 함께 일하는 김홍주 간호사(왼쪽)와 최돈열 사회복지사(오른쪽)와 돌봄의원에서 밝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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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의료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가정으로 찾아가 진료·간호·돌봄 연계를 제공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의사들에게 ‘은퇴 뒤 재택의료 참여’를 호소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앞으로 재택진료가 통합돌봄의 ‘마지막 퍼즐’이자 핵심축이 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의 수가 구조와 의료인력 분포로 볼 때 젊은 의사들이 재택의료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택진료에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도 고려됐다. 병원·의원에서는 혈액검사·초음파 등 각종 장비를 활용해 진단을 내리지만, 재택의료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의사가 그런 장비 없이 환자와 마주한다. 윤 교수는 “재택의료를 하면 맨몸으로 자택을 방문해서 청진기 하나에 의존해 판단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며 오랜 임상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돌봄의원에서 방문 일정을 。검하는 윤 명예교수. 돌봄의원은 외래 환자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의원 내부 풍경이 여느 병원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그는 “은퇴한 의사들이 지역 재택의료센터로 들어와 주당 일정 시간이라도 팀에 합류해준다면 재택의료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진행한 돌봄의원의 모습은 여느 병원과는 크게 달랐다. 의료장비도 없고 진찰실도 없어서 의원이 아니라 일반 사무실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돌봄의원이 ‘외래 환자를 보지 않고 방문진료만 진행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돌봄의원은 의사 4명, 간호사 6명, 사회복지사 1명이 아침에 출근해 하루 일정과 대상자 상태를 공유한 뒤 가방을 들고 각자 차를 이용해 지역 곳곳의 집으로 출발한다. 의사가 늘 방문진료를 하는 상황이니 의원에서 외래 환자를 받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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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재택의료를 왕진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왕진은 환자의 요청이 있을 때만 방문하는 의료행위이지만, 재택의료는 질병 관리 차원에서 환자에게 주기적으로 찾아가 진료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재택의료가 포괄성(질병 치료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 문제를 모두 살핌)·지속성(증상 변화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조정성(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 여러 전문가의 역량을 하나로 모음)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함께 갖추어야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윤 교수도 50명의 환자를 맡아 한 달에 두 번씩 간호사 등과 함께 방문하고 있다.
재택의료의 성과는 어떨까? 윤 교수는 “재택의료 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더니 입원은 약 30% 줄고 응급실 이용을 포함한 비용도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 병원 중심 의료비는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지역사회에서 이렇게 미리 관리해 막을 수 있다면 건강보험 재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재택의료는 환자 본인들도 간절히 바라는 의료행위이다. ‘자기가 살던 곳에서 나이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노인이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집·동네에서 친숙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으며 좋은 죽음을 맞는 것을 의미한다.
윤 교수는 그래서 “재택의료의 꽃은 재택 임종”이라고 말한다. 그는 “장기요양수급자 대상 설문을 보면 약 70%가 ‘집에서 죽고 싶다’고 답하지만, 실제 재택 임종률은 13~15%에 그치고 80% 이상이 병원과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말한다. 병원에서의 임종은 중환자실에서 각종 튜브·기계에 둘러싸인 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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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족과 충분한 이별을 나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재택 임종은 다르다.
“제가 2년 동안 담당했던 50분 중 12분이 돌아가셨는데, 그중 7분이 재택에서 임종했습니다. 네댓 분은 돌아가기 직전에 의식이 돌아와서 보호자에게 ‘정말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보호자들도 마음이 너무 좋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난。이 있다. 임종에 가까울수록 손이 많이 간다. 더욱 여러 번 방문해야 하고 신경도 더 많이 써야 한다. 하지만 현 수가체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방문 횟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수가 문제 또한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 그는 “ 현재 간호사의 수가도 충분하지 않고 사회복지사의 활동에 대한 수가는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 이에 따라 치료사나 영양사 등은 고용할 엄두도 못 내는 상황 ” 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재택의료를 강화하는 추세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병원 내 진료를 중심으로 한 현 의료체제로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만족도도 낮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3월에야 통합돌봄법이 시행될 정도로 준비도 늦고 예산도 적다.
어떻게 풀 것인가? 윤 교수는 무엇보다 정부가 재택의료와 통합돌봄 관련 예산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재원으로 할 수 있을까?
“몸이 해로운 담배에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크게 높이고 주류에도 새로 부과해 건강증진기금을 확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재원으로 해서 재택의료를 포함한 돌봄통합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재택의료와 통합돌봄에 들어간 재원은 의료비 절감이라는 형태로 국민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재택의료나 통합진료가 병원비를 줄이는 정책을 넘어 노후의 존엄을 보장하는 사회적 약속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넓어지고 있다. 이제 실천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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