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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형주훈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8-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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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밥으로 지어 먹거나 엿기름을 내 식혜를 만들고, 노티와 보리수단 같은 전통 먹거리로도 즐긴다. 보리가 풍년인 올해, 다양하게 맛보는 건 어떨까. 클립아트코리아 “보리피리 불며 / 봄 언덕 / 고향 그리워 / 피-ㄹ닐리리” 한하운의 시 ‘보리피리’의 한 대목이다. 과거 천형(天刑)이라고 불리던 한센병 환자였던 그는 세상으로부터 받는 멸시와 고독을 아름다운 시로 승화했고,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에게 울림을 준다. 병으로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던 한하운은 봄 언덕 청보리밭에서 보리피리를 불며 고향을 그렸을 것이다. 이삭이 패기 전의 보릿대를 꺾어 손톱으로 작은 구멍을 내고 불면 피리 소리가 난다. 옛 어린이들이 불던 버들피리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충남 보령, 전북 고창 등지의 청보리밭은 봄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청보리밭이 푸른 물결을 자랑하는 5월 무렵은 극심한 보릿고개로 농민들이 굶주리는 계절이기도 했다. 늦가을에 파종하는 보리는 쌀이 부족하던 시절의 요긴한 작물이었지만, 이듬해 초여름이 돼야 수확할 수 있었기에 식량이 모자라는 공백기가 생겼다 릴게임사이트 추천 . 보리는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재배해온 작물로 그 역사가 무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까지 닿아 있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에는 주인공이 동문수학한 친구들과 맥주 한잔을 즐기는 장면이 나온다. 보리로 빵을 구웠다가 물에 풀어 걸쭉하게 만든 후 서늘한 곳에서 발효시킨 맥주는 이집트 신화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유서 깊은 음료다. 다만 고대의 맥주는 불순물이 많아 거름망 빨대를 이용해 마셨다고 전해진다. 밥을 지어 먹는 데 쓰는 보리는 쌀보리, 맥주나 보리차를 만드는 보리는 겉보리로 나뉜다. 다만 보리는 식탁에서 밀이나 쌀만큼 대접받지 못했다. 거칠고 퍽퍽한 식감 때문이다. 어르신 중에는 속이 더부룩하다며 보리를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중에서 파는 보리 대부분이 낱알을 쪼개거나 납작하게 눌러 조리하기 쉽도록 가공한 것도 그래서다. 서민들의 음식이었던 만큼 보리는 옛이야기나 민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존재다. 경상도 전통 민요 ‘옹헤야’는 농민들이 보리타작을 할 때 불렀던 노동요라고 한다. 릴게임신천지불새 ‘보리 보리 쌀’ 놀이는 지금까지 아이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온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란 표현도 있다. 식량이 없어 간신히 남에게 꿔온 보릿자루는 웬만큼 굶주린 상황이 아니라면 함부로 열기 힘들었을 터. 구석에 놓인 채 아무도 손대지 못하는 그 모습이,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혼자 말없이 있는 사람과 닮아 보였던 것이 아닐까. 비록 밥상에서는 쌀에 밀렸지만 보리는 주식 외에도 쓰임새가 많은 곡식이다. 보리싹을 틔워 말린 엿기름은 감미료가 귀하던 시절 단맛을 내는 고마운 재료였다. 엿기름을 쌀밥에 넣고 삭히면 식혜가 되고, 오랫동안 고아내면 엿이 된다. 고추장을 담글 때도 들어가는 재료가 엿기름이다. 이북식 주전부리인 ‘노티’는 떡 반죽에 엿기름을 넣고 발효시켜 조금씩 지져 먹는 것으로 소설가 황석영의 수필에도 등장한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여름 음료로 ‘보리수단’이 있다. 궁중이나 양반집에서 먹던 귀한 화채였다고 한다. 삶은 보리알에 녹말가루를 입혀 데치기를 여러번 반복하는데, 알이 도톰하게 굵어지면 오미자 국물에 띄워낸다. 그 밖에도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새싹 보리, 볶아낸 보리로 만든 대용 커피처럼 보리의 무한한 변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세진 맛칼럼니스트 t-align: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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