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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형주훈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6-08-20 02:2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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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욱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요새 소셜미디어(SNS)에 잘 안 들어간다. 친구들의 안부보다 불쾌한 정보를 접하는 일이 더 잦아졌기 때문이다. 앞뒤가 잘린 몇초짜리 자극적인 영상에 편향되게 부풀려진 주장이 자막으로 입혀져 유통된다.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조작이 날이 갈수록 정교해져서 사실과 거짓의 구별이 .。 더 어려워진다. 설령 장면 하나, 사건 하나가 조작 없는 사실이어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벗어난 단편적 이미지는 때때로 진실을 가린다. 남는 건 엉뚱한 대상을 향하는 분노와 증오뿐이다.
편집되어 게시된 소셜미디어의 이미지가 쓴맛만 남기고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어떤 이미지는 사람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말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일어난 일이 정확히 그랬다. 스페인 정부의 정책과 법원의 판결이 교묘히 편집되어 “스페인이 모로코인에게 국경을 열었다”는 거짓 정보로 둔갑했다.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무섭게 퍼진 정보는 수만명의 모로코인들이 목숨 걸고 헤엄쳐 국경을 넘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100여명이 익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만명이 국경을 넘는 장면은 또다시 소셜미디어에 단편적인 이미지로 유통되며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한다. 아프리카발 유럽행 이주는 두 지역의 역사와 경제, 정치와 외교·안보를 관통하는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세우타의 이미지는 국경 관리 실패의 이미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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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뚫렸다’는 공포는 아프리카를 떠나고자 하는, 또는 떠나야만 하는 이주민들의 사연을 지워버렸다.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있다는 비극도 관심 밖으로 밀렸다.
담론이 한쪽으로 쏠리면 정치가 선택할 수 있는 해법도 빈약해진다. 더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발 협력을 통해 소득 불평등, 저성장, 높은 실업률 등 이주 배출 요인을 줄이고 합법적 이주 경로를 개발해 비정규 이주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민 송출국과의 협력이 필수다. 하지만 당장 표가 필요한 정치인들에게 느린 해결책은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국경의 철책을 높이고 경비대를 늘리며 무단 입국자를 돌려보내고 송출국을 적대시하는 게 지지를 확보하는 더 빠른 수단이다. 역시나 스페인의 강경우파 복스(Vox)당은 세우타 사태 직후부터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유화적 이민정책과 모로코의 ‘이주의 무기화’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즉각 스페인발 입국자에 대한 검문을 강화했고, 유럽연합의 관계 장관 회의에서도 근본적 해결책보다는 국경 경비 보강과 무단 입국자 송환에 논의의 초.이 맞춰졌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증폭된 여론이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친 단적인 사례다. ‘미국정치학회보’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 여론이 형성되면 정치인들이 이를 따르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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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연구원 김윤정 박사의 연구는 유럽 유권자의 투표 행태를 분석해 반이민·반난민 정서가 급진우파에 대한 지지율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린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유럽 23개국 선거를 분석한 또 다른 논문은 급진우파가 선거에서 성공을 거두면 제도권 내 주류 우파뿐 아니라 주류 좌파까지도 우경화된 정책을 펴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론은 투표 행태를 통해 정치인의 반응을 끌어내며 이들의 집권은 정책을 바꾼다.
문제는 여론에 밀려 제기된 정책이 진짜 해결책이 아니라는 .이다. 이주 수요를 그대로 둔 채 장벽만 높이면 오히려 더 위험한 이주 경로만 활성화된다. 국가 간 소득 격차와 기회 불균형은 고착되어 이주 수요를 더 키운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후순위로 밀리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한다. 수용국과 송출국 사이, 인접 수용국 사이 갈등이 증폭되면 이주에 대한 효과적인 외교적 해법도 요원해진다. 화면에서 자극적인 정보가 소비되며 감정을 교란하는 사이,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쌓여간다.
소셜미디어를 끊는 것만으로 이 흐름을 막을 순 없을 거다. 분노와 증오를 유발하는 이미지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야 한다. 단편적인 사실 뒤의 진실은 무엇인지, 누가 맥락을 소거하고 편향적인 정보를 만들어내는지, 이를 통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물어야 한다. 진짜 문제가 뭔지, 더디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뭔지 고민하는 게, 극단화된 환경에서도 모두의 안온한 삶을 지키는 길이다.
에 실린 한 논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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